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16∼17세 청소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용성과 관련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백신으로 인한 피해보다 백신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압도적이다”라는 데 입을 모은다. 신규 확진자가 3일 연속 70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지난 9일 진행된 코로나19 특집 브리핑에서 “아무리 소아·청소년 중증화 사례가 고연령층에 비해 적다 해도 절대적인 감염 숫자가 늘면 중환자, 사망자 또한 늘 수밖에 없다”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소아·청소년도 백신접종을 하지 않으면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잠재적인 피해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는 데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같은 자리에서 “올해 7월 이후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젊은 중환자 발생 빈도가 늘었고, 소아·청소년의 경우에도 대부분 무증상 또는 경증이었지만 중환자가 분명히 있었다”라며 “12월까지 (국내 소아·청소년들 중) 9명의 중환자가 나타났고, 영유아 사망자도 3명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입원률도 많이 오르고 있다”라며 “소아·청소년이 지금껏 우리가 생각했던만큼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견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은 이미 19세 이상 성인보다 코로나19에 걸리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4주간(11월7일~12월4일) 18세 이하 10만명당 코로나19 감염자는 210.1명이었고, 19세 이상은 167.3명으로 나타나, 미성년자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성인을 넘어섰다.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 비율도 나이가 어릴 수록 높은 추세를 그린다. 12~15세의 경우 11월 1주차 7.6명이었던 것이 12월 1주차에는 12.4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6~17세는 8.7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12~15세 백신 접종률은 10% 내외인 반면, 16세는 59.5%, 17세는 69.7%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마친 뒤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방역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통계를 고려했을 때, 방역 당국은 12~17세 소아·청소년들에 있어 백신 접종은 그 효과가 확실하다는 주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2주간(11월 14~27일) 코로나19에 확진된 12~17세 환자 3220명 중 접종 완료자는 0.2%(5명)이며 나머지 99.8%(3215명)는 전부 미접종·불완전접종자였다”라며 “12~17세의 예방접종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감염예방효과는 96.1%, 위중증·사망 예방 효과는 100%였다”고 했다.

학부모의 우려와 달리 이 나이대 백신접종 이상반응은 많지 않았다. 정 청장은 “12~17세 청소년 접종자들의 이상반응 신고율은 10만 명당 277건, 약 0.28%다”라며 “19세 이상 성인보다 신고율이 낮고, 연령이 낮을수록 이상반응 신고비율도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했다. 다만 정 청장은 “(소아・청소년의) 이상반응은 대부분 일반적인 것으로 성인에 비해 중대한 이상반응 신고비율은 낮았으며, 일반 이상반응 신고비율은 약간 높았다”고 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12~17세 접종자 중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반응)는 총 12건이 발생했다. 현재는 모두 회복한 상태라고 한다. 비교적 심한 부작용인 심근염·심낭염은 27건이 나타났고, 백신 접종과 연관이 있다고 조사된 8건 중 5건은 이미 회복 단계에 있다.

앞서 지난 3일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유흥시설, 노래방, 목욕탕 등 기존 감염 취약 시설에 적용했던 방역패스를 식당·카페·PC방·학원·도서관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도 학원이나 도서관 등을 이용하려면 백신접종증명서나 PCR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방역패스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백신 위험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방역패스 도입은 청소년에 사실상 백신을 강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큰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학부모, 학생,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점과 개선점을 반영하고, 불안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대책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하면서 준비하겠다”라며 “많은 학부모님들의 우려와 지적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생활공간을 좀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