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그동안 인수합병(M&A)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확장된 사업들을 정리해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한 발 앞서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휴온스는 그동안 외부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도입부터 국내외 바이오벤처와 파트너십 체결, 지분투자, 글로벌 사업 확장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온 덕분에 고성장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계열사 합병 통해 핵심 역량 집중 육성
휴온스그룹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은 내년 1월까지 휴온스네이처와 휴온스내츄럴을,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메디컬을 각각 합병한다고 밝혔다. 휴온스네이처⋅내츄럴은 각각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해 왔던 계열사다.
인삼∙홍삼 제품을 만들어 온 휴온스네이처가 종합비타민 등 일반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내츄럴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네이처의 제품력과 내츄럴의 영업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보다 전문적인 종합 건강기능식품 회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휴온스는 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겨냥해 새로운 수익원(캐시카우)으로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장에 나선 터였다. 휴온스가 한국식품연구원에서 기술이전 받아 개발한 여성 갱년기 유산균 제품인 ‘엘루비 메노락토 프로바이오틱스(메노락토)’로 인기몰이에 나섰다.
휴온스는 남성 노화성 질환인 전립선비대증을 완화하는 건강기능식품 개발에도 나섰다. 휴온스는 지난 6월 식약처로부터 식물성 소재 ‘사군자추출분말’에 대한 ‘남성 전립선 건강 유지 기능성’ 개별 인정을 획득했다.
이 밖에 2030을 대상으로 한 제품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스테디셀러인 복부비만치료제 ‘살사라진’에 녹차추출물, 알로에전잎 등을 추가해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든 ‘살사라진 감량전환’으로 2030 공략에 나섰다. ‘살사라진’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다이어트 보조제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 신성장 동력에서 IPO까지…성장 버팀목 역할 ‘톡톡’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메디컬은 의료기기 부문에서 역량을 모으게 된다. 휴온스는 메디케어의 멸균, 소독 분야 의료기기 부문과 메티컬의 미용(에스테틱) 및 치료용 의료기기 사업을 통합해 소독∙멸균-미용-치료를 아우르는 국내 대표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양사 합병은 휴온스메디케어가 메디컬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내년 2월 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휴온스 그룹은 양사 합병 후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의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이끄는 휴온스바이오파마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지난 2016년 보툴리눔 톡신 제품(휴톡스)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으면서, 분리 설립된 회사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미국 유럽 중국 빅3 시장에서 대규모 보톡스 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요 사업 축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올해 중국 파트너사인 ‘아이메이커(IMEIK)’로부터 1554억원의 대규모 투자 유치도 받았다.
◇ 그룹 전방위 미래 성장 파이프라인 마련 분주
휴온스그룹은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벤처들과 신약 파이프라인 공동 연구개발 뿐 아니라,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분 투자에 나서는 등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등을 개발하는 휴메딕스는 올 초 제넨바이오, 에이치엘비제약, 키네타, 지투지바이오 등과 공동 연구개발 및 신약 파이프라인 도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에이치엘비제약과 GLP-1 수용체 작용 기전의 비만치료제를, 지투지바이오와는 알츠하이머, 당뇨, 골관절염 타깃의 장기 약효 지속형 주사제(서방형 주사제) 개발에 나선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하루 한번 이상 투여해야 하는 약물을 1~3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로 대체하는 의약품이다.
근육에 약물을 주입해 혈액을 통해 신체에 약물이 서서히 들어가게 하거나, 분자 구조를 확대해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식이다. 이런 주사제가 개발되면 매일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야 하는 난치성 환자들의 약물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휴메딕스는 또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벤처인 키네타에 200만 달러(약 23억 7000만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고, 비임상 단계부터 키네타가 개발하는 신약 물질에 대한 개발 및 상업화를 맡게 된다. 키네타가 개발하는 유방암 항암제 비스타(VISTA) 등 면역항암제의 한국 내 독점권도 확보했다.
◇ ESG∙안전보건경영 등 지속가능경영 실천
휴온스글로벌은 지주회사로서 계열사 육성과 각 사별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 유망 사업 발굴을 위해 비타민C 의약품 사업 강화 차원에서 라플레와 비타민C 메가도스 항암치료요법 연구에 나섰고, 지난 8월 ESG경영혁신단을 발족해 각 계열사의 ESG활동을 통합하고, 지속가능경영방침과 제도, 정책들의 체계화∙고도화에 나섰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연간 성과를 공개해 대외 소통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영 흐름에 발맞춰 ESG 투자와 각종 ESG 이슈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SG 경영에 대한 의지는 안전한 일자리를 만드는 영역으로 확장시켜 연내 국제 표준 수준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구축해낸다는 각오다.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생산 부분에서는 CAPA 확충을 위해 충북 제천에 총 400억을 들여 점안제 전용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최첨단 설비가 새롭게 도입되는 휴온스 제2공장은 기존 1공장의 점안제 라인을 이전시켜 총 7개 라인(모노도스, 멀티도스)을 구축, 연 최대 4.8억관의 CAPA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점안제 생산 설비를 보유한 회사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휴메딕스 제2공장을 지난 2017년 말 준공하면서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백신의 완제 위탁생산(CMO)이 가능해졌고, 미래 전략 사업 중 하나인 점안제 CMO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CMO 사업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대규모 증설에 대한 필요성을 미리 인식한 덕분이었다.
R&D 보강에도 나섰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 통합 R&D 센터 건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약학대학 내 위치한 중앙연구소를 오는 2023년 통합 R&D 센터로 이전시켜 자체 R&D력을 강화해 제약회사의 근간을 다지고, 바이오 분야까지 넓혀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 분야 확장을 위해 최근 아리바이오, 팬젠 등과의 전략적 투자와 공동연구 개발에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