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AP=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자사가 개발하는 알약 형태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입원⋅사망률을 89%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화이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Paxlovid)’를 코로나19에 확진됐으나 입원하지 않은 1219명을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실시한 중간 분석 결과 이런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이자에 따르면 증상이 발현된 지 사흘 내에 이 약을 복용한 사람의 0.8%만 입원을 했고, 치료 후 28일 이내에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 반대로 위약을 먹은 사람의 입원율은 7%였으며, 사망자도 7명이 나왔다.

이는 미국 제약사 머크(MSD)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효과를 뛰어넘는 것이다. 머크는 지난달 전세계 코로나19 경·중증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몰누피라비르 임상시험에서 이 약이 코로나19 입원⋅사망률을 50%가량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는 영국 보건당국이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지 하루만에 공개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달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 승인 검토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화이자는 치료제에 대한 초기 임상이 너무나 긍정적이어서, 실험을 일찍 중단하고, 전문가 위원회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협의를 거쳐 가능한 빨리 긴급 사용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현재 몰누피라비르 40만 세트에 대해서만 구매 계약한 상태다. 프로테아제 억제제로 알려진 화이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차단하도록 설계됐으며,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리토나비르와 혼합 투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세 알씩 하루 두 번 닷새 동안 복용하게 된다.

다만 화이자는 치료제 복용 환자나 위약을 먹은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이상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화이자 발표 이후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의 주가는 13% 급등했고, 머크의 주가는 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