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코리아소사이어티 캡쳐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사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에 그린필드 투자(현지에 공장을 짓는 직접투자)나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의약품 전문매체 피어스파마와 인터뷰에서 “삼성바이오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존 림 사장은 “중국도 투자 대상이지만, 지금 당장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 투자는) 투자를 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 시점의 문제이며, 현재 적절한 투자 시점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라고 했다.

존 림 사장이 과거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투자 대상이나 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가 미국과 유럽에 생산시설을 세우게 되면 국내 바이오 기업 중에선 최초가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셀트리온(068270)은 아직 해외에 생산 설비가 없다.

존 림 사장이 유럽과 미국 지역 진출에 나선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제약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개발(R&D) 거점은 주로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CMO업체인 스위스 론자,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도 미국과 유럽에 CMO 설비를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능력은 론자와 베링거인겔하임을 압도하지만 생산 시설은 인천 송도에 한정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유럽에 생산시설을 갖추면 글로벌 CMO 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바이오 업계는 보고 있다.

존 림 사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활용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에 대해 “게임 체인저”라며 “mRNA기술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바이오의약품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하고 있는 모더나 백신 완제 충전에 넘어 내년 상반기 모더나 백신 원액 생산 설비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그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대해선 “(mRNA기술이 펼치는 미래의) 빙산의 일각”이라며 “단일클론항체가 그랬던 것처럼 mRNA도 같은 방식으로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생산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