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질병관리청이 4차 유행이 악화되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이달 말 최대 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확진자 숫자가 급증하더라도 무증상 경증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 확대 등을 통해 유행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확진자 숫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더라도 60세 이상 고령층의 90%, 18세 이상 성인의 80%가 백신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이달 말⋅다음 달 초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6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단기 유행 예측 수리모델링 분석 결과(지난달 30일 기준)에 따르면 질병청은 ‘4차 유행이 악화되면’ 10월 말 하루 5000명 내외, 11월 말엔 5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유행 평균’이 지속되면 10월 말 3500~4300명, 11월 말 3300~49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숫자는 지난달 25일 3271명을 기록한 이후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가늠하는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인원수)는 지난주 (9월 26일~10월 2일) 1.20로 직전 주(1.04)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확진자 숫자가 꺾이지 않으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숫자도 증가세다. 지난주 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327명으로 전주(324명)에 비교해 소폭 늘었고, 사망자는 63명으로 전주(47명)와 비교하면 34% 늘었다. 이런 확산세 때문에 정부가 예고한 이달 말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부 나왔다.

하지만 권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진자 급증세인데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하냐’는 백종헌 의원의 질의에 “확진자 수보다 중증환자를 잘 보호해 사망에 이르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증환자는 재택치료를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권 장관의 이 발언은 4차 유행 확대로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더라도 10월 말로 예고한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앞서 권 장관은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 말 11월 초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하냐’는 질의에 “그렇다”며 “질병청 발표에 의하면 전 국민의 70% 이상 특히 고령층의 90%, 성인의 80% 이상 접종이 완료될 때 시작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확진자 수에만 의존하여 단계적 일상회복 계획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당초 목표한 예방접종률 달성 시점의 유행상황 및 방역전략 전환 준비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도 이날 “중증병상 1038개, 준중증병상 452개, 중등증병상 9767개를 확보해, 하루 3000~3500명 내외의 확진자 발생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백신 접종에 따른 중증화율 감소와 무증상·경증 확진자 비율의 증가를 반영해 재택치료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0시 기준 전 국민 대비 1차 접종률은 77.5%, 접종완료율은 54.5%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