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용 한국 아이큐비아 대표. /아이큐비아 제공

“K바이오 벤처의 ‘혁신 신약’ 개발 성공을 위해 임상시험 기획 및 수행뿐 아니라, 제품 품목 허가·상업화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글로벌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업 아이큐비아(IQVIA)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정수용 한국 아이큐비아 대표는 20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큐비아는 헬스케어 데이터 통계 분석과 컨설팅을 지원하는 미국 ‘IMS헬스’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미국 ‘퀸타일즈’가 합병해 2017년 사명을 변경하고 출범한 회사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성공을 목표로 임상시험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임상 경험과 재원이 부족한 국내 바이오 벤처는 적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인 임상 수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아이큐비아는 기존 글로벌 대형 제약사 대비, 한정된 자본과 재원을 활용해야 하는 바이오 벤처, 중소 제약사의 글로벌 임상 및 개발을 돕는 아이큐비아 내 조직인 아이큐비아 바이오테크(IQVIA Biotech, IQB)를 만들었다. 2019년 북미·유럽 지역 출범을 시작으로, 올해 5월부터는 빠르게 성장 중인 한국을 포함한 아태 지역에 집중하기 위해 지사를 세웠다. 이는 바이오테크와 신흥 바이오·제약 기업을 대상으로 통합 임상 및 상업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맞춤형 접근 방식의 일환이다. 정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태지역 기업들을 가까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아시아 지역에 확대 강화하게 됐다”면서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전담팀을 운영해 고객이 보유한 임상개발 계획안의 전 과정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큐비아 바이오테크가 K바이오 기업들 임상의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핵심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큐비아 바이오테크는 과학적 전문성을 활용해 바이오 기업들이 의약품 개발과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도록 지원한다. 정 대표는 “기존 자사 조직이 글로벌 임상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대형 글로벌 제약사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파트너 역할에 많은 무게를 뒀다”면 “아이큐비아 바이오테크는 임상 경험 및 재원이 부족한 한국 내 기업에 깊은 현지 전문 지식과 우수한 현장 네트워크를 전달하며 함께 성장하는 조언자(어드바이저) 역할 비중을 높이기 위한 조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내에서 전문 담당자를 배정해 바이오 기업별 전략을 수립, 신속한 의사 결정을 돕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몇년간 K바이오 벤처 성장을 위해 정부와 자본시장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임상 분야의 입지도 좋아지고 있다. 정 대표는 “새로운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 개발 계획을 다변화해 품목 개발의 가능성을 최대화하고, 조기 임상의 품질을 최적화해 해외 유수 기업과 기술 이전을 하는 기업이 많다”면서 “예를 들어 바이오시밀러, 세포유전자 치료, 마이크로바이옴 등 부문에서 질적 양적 성장이 관찰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제약 시장 규모를 갖췄다. 국내 바이오 관련 기업이 800여개에 달한다. 정 대표는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 있어서도 중국 다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 시장이다”라면서 “한국 기업의 임상 맞춤형 서비스, 특화 모델 개발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큐비아 벤처 펀드를 만들어 중국, 한국 등 아시아 바이오테크에 직접 투자도 검토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었다. 그렇다 보니 바이오 벤처들도 신약 개발 임상, 허가 및 승인 과정에서 많은 제약을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및 감염병치료제 분야 임상은 급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하 KoNECT)이 2020년 임상시험계획 승인 현황을 공동 분석한 결과, 전체 승인건수는 799건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불구, 2019년(714건) 대비 11.9% 증가했다. 아이큐비아 바이오테크는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코로나19 임상 연구를 포함한 수백건의 신규 임상 시험도 수행했다.

한국 아이큐비아도 지난해 임상 승인 건수가 40개로 국내 제약사, 다국적 제약사, 임상연구기관(CCRO), 연구자 임상시험을 통틀어 가장 많은 임상을 진행했다. 그는 ”자사는 이런 상황 속에서 빅데이터, 임상 역량과, IT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임상을 도울 수 있었다”면서 “분산형 임상시험이라고 불리는 가상 임상으로의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 국내 바이오 벤처들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투자금 회수 방법으로 신규 상장(IPO)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이에 의존하는 시장이 되어 투자금 회수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도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산업 내 초대형 인수합병 협상이 필요해 보이며 해외 M&A 사례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또 이런 과정이 산업의 성숙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20여년간 헬스케어 산업의 영업·마케팅, 사업 개발, 전략, 재무 부문에서 일했다. 서울대 약학과와 대학원을 나왔다. 이후 프랑스 인시아드에서 MBA를 취득하고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제품 관리자 겸 영업 담당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IMS컨설팅그룹코리아 대표, 같은 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를 거쳐 2017년 한국 아이큐비아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