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하는 가운데 mRNA(메신저RNA) 백신 관련 기술 등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의 기술탈취 및 합작 빙자 투자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1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협회는 최근 이런 상황과 관련해 소속 회원사들에 ‘코로나19 및 mRNA 백신 관련 생명공학 업체 대상 기술유출·투자사기 주의 안내’를 발송하고 홈페이지에도 공고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바이오협회는 안내문에서 기술유출 및 투자사기의 주요 사례를 소개하고 예방 및 방지대책을 알렸다.

소개된 사례를 보면 중국의 A사는 국내 B사의 핵심 인력에 연봉의 2∼3배를 제시해 차용한 뒤 B사의 핵심 기술과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이용했다. A사가 B사의 제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B사는 매출 및 시장점유율이 급감하는 피해를 봤다.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컴퍼니가 국내 바이오 업체의 기술자료를 탈취하거나, 해외에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기업을 대상으로 연쇄 사이버 공격을 벌인 정황도 확인됐다. 최근 국내의 한 바이오업체는 중국 C사로부터 합작회사 설립과 투자를 제안받았다. 그러나 C사는 알고 보니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컴퍼니였고, 큰 손실을 입을 뻔했던 이 업체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협회는 내부 직원의 기술유출 의심 징후를 눈여겨보고, 기술정보 관리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악성코드 등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르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의 첨부파일을 실행하거나 이미지를 클릭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말 외신에서 국내외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일부가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고,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셀트리온도 EMA 해킹으로 인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문서에 불법적인 접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