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럽 수출용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농심 라면의 국내 제조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국내에선 문제의 제품이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농심 부산공장과 팔도 이천공장에서 각각 제조해 독일로 수출하는 두 제품 모듬해물탕면과 라볶이에서 독성 물질인 '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됐다는 유럽연합(EU)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업체들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제품을 모두 수거했다고 13일 밝혔다. 2-클로로에탄올은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의 대사 산물로, 피부에 흡수될 경우 독성 증상이 나타나지만 발암성은 없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앞서 EU 식품사료신속경보시스템(RASFF)은 농심 모듬해물탕면의 경우 2개 롯트(1회에 생산되는 특정수의 제품 단위 또는 묶음을 표시하는 번호)의 야채 믹스와 면에서, 팔도 라볶이의 경우 1개 롯트의 향신료 분말에서 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 문제의 제품들이 전량 수출돼 국내에선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틸렌옥사이드도 국내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문제의 제품 유통 상황 외 추가로 다른 내수·수출용 원재료와 완제품에도 2-클로로에탄올이 들어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신속하게 공개하고 앞으로도 식품 관련 해외 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RASFF는 또 지난 1월과 3월에 수출된 농심 모듬해물탕면에서 에틸렌옥사이드가 각각 7.4ppm, 5.0ppm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EU 기준치의 최고 148배에 달하는 수치다. RASFF는 이 제품의 1월과 3월 수출분을 현지 유통채널에서 회수 조치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판매 제품은 생산 라인도 다를뿐더러, 국내 제품에서는 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라며 "초과 검출된 원인은 분석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