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수송차량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송도 산업·연구시설용지 내 유수 기업 연구소 유치를 위한 공모’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6월 25일 송도국제도시 산업연구시설용지 내 유수 기업 연구소 유치 공모에 나섰다. 이는 인천경제청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를 위해 송도국제도시 산업연구시설용지에 첨단산업 분야 우수 연구소 유치를 위한 사업이다.

이번 송도 유수 기업 연구소 유치 공모 공개모집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기업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마크로젠과 오상자이엘 등 4개 기업이 선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에 따라 사업대상지에 대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이 매각할 부지는 송도국제도시 인천테크노파크 확대조성단지 내 2개 필지와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 내 2개 필지 등이 있다. 이 중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천테크노파크 확대조성단지에 있는 송도동 3만413㎡에 연구부지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번에 인천경제청이 공개모집을 진행한 필지 중 가장 큰 규모다.

인천시는 다음 주 투자유치기획위원회를 개최하고, 인천경제청 공개모집 결과에 대해 심의를 한다. 인천경제청은 이후 우선협상대상자와 토지공급 등을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과 세부 논의를 거쳐, 내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자세한 것은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전날 SK바이오사이언스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내용을 전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부 이사회 승인 절차를 밟고 세부 부지 비용 등이 확보되면 빠르면 8월 말쯤 송도 연구소 이전과 관련한 공식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판교 본사 사옥을 송도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 돌았다. 하지만 본사 이전이 아닌, 연구센터를 이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제청이 SK바이오사이언스 측에 연구소 이전 제안 등을 먼저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285130)에서 분사한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배양 독감백신 등을 자체 개발하며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워왔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계기로 백신 강자임을 또다시 입증했다.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맡았다. 또 국내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된다면 내년 상반기 국산 1호 백신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시설이 들어설 경우,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K-바이오’ 핵심 기지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송도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국내 첫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본사가 있다. 이와 함께 송도세브란스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며,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 연구소 등이 있어 산·학·연·병 협력 네트워크가 용이한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은 인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도 갖고 있다.

정부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송도 지역의 산업용지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바이오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국비 25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K-바이오 랩허브’ 구축 후보지로 인천 송도를 선정하기도 했다. K-바이오 랩허브는 바이오 기업 ‘모더나’ 배출로 유명한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기관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