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테 프레데릭센(48) 덴마크 총리가 총선 후 두 달 넘게 이어진 난항 끝에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며 세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사민당)을 이끄는 프레데릭센 총리는 1일(현지 시각) 사회자유당, 좌파 녹색당, 중도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레데릭 10세 국왕을 만나 오랜 협상 끝에 정부 구성이 가능해졌음을 알렸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4일 총선 이후 덴마크 정치는 연정 구성 난항으로 수개월간 표류해 왔다. 이번 합의로 덴마크는 역대 최장 수준의 연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새 정부에 대해 "현재 덴마크인들과 미래 세대, 그리고 동물들을 위한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 복지 문제는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새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2일 공개되며, 새 내각 명단은 3일 발표될 예정이다.
프레데릭센 총리 앞에는 적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미국과의 관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촉발된 갈등을 풀어야 한다. 여기에 5년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된 유럽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도 숙제로 꼽힌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며 한때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가을 총선을 앞당기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가 급등과 집값 상승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진 데다가 강경 난민 정책에 반발한 전통 지지층까지 이탈하면서 사민당은 1903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총선 결과 원내 진출 정당이 12개로 쪼개진 가운데 사민당은 38석을 확보해 가까스로 제1당 지위를 유지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를 바탕으로 연정 협상을 주도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고, 지난달 초에는 협상권을 중도우파 자유당에 넘기며 실각 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트뢸스 룬 포울센 국방장관이 이끄는 보수성향의 자유당 역시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협상 주도권을 되찾은 프레데릭센 총리는 중도 및 좌파 정당들을 다시 규합해 결국 세 번째 총리 임기를 확보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년간 좌우 연합 정부 체제가 막을 내리고 중도좌파 연정이 들어서면서 덴마크의 정책 기조도 이전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