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 세계 26개국 정상이 해협 정상화를 촉구하며 다국적 군사 작전이라는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만나 해상 봉쇄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하자, 국제사회도 이에 발맞춰 해협 개방을 놓고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15일 영국 정부 발표와 CNN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6개국 정상은 14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를 지원하기 위해 외교·경제·군사적 역량을 공동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11일 프랑스 남부 포스쉬르메르 항구 근처에서 장기간 정박 중인 유조선. /연합뉴스

이들 국가는 공동성명에서 상선 항해 자유가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과 국제법이 보장하는 핵심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뢰 제거를 비롯해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순수 방어 목적을 띤 다국적 군사 임무를 지지한다"고 뜻을 모았다. 영국 정부 공지에 따르면 이번 파병은 다른 공격 성향 캠페인과 분리되며, 외교적 긴장 완화 노력을 뒷받침하는 선에서 이뤄진다. 각국 헌법과 의회 절차에 따라 작전 환경이 허용되는 시점에 개시할 예정이다.

미중 두 나라 역시 해협 개방에 힘을 싣고 있다. 전날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마주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시 주석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란과 합의를 도출하도록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전했다. 두 정상 간 합의로 무역로 안정성이 대두되면서 연합 방어군 행보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해상 봉쇄가 위법하다고 지적하며 국제 공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영국 선덜랜드대 파르디스 테라니 조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은 국가 주권과 항행 자유 사이 균형 측면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며 "국제법 원칙상 통항은 방해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 미국 해양법 전문가 제임스 크라스카 교수도 "이란은 국제법에 따라 중립국을 위해 해협을 열어두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