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개관을 앞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기념관(오바마 센터)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부지 선정과 자금 조달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6월 개관 예정인 미 시카고 오바마 센터 전경. /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19일 개관하는 오바마 센터가 역대 대통령 기념 시설 중 가장 높은 비용이 투입된 시설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총사업비는 당초 구상된 3억달러(약 4400억원)에서 약 8억5000만달러로 불어났으며, 공사 기간 또한 3437일로 최장 기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대통령 기념 시설과 비교하면 지연 규모는 더욱 두드러진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은 대통령 퇴임 후 약 1000일 만에 개관했고, 빌 클린턴 대통령 센터는 1398일,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는 평균 1653일이 소요됐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 센터는 3437일을 기록, 두 배 이상 긴 공사 기간을 기록한 바 있다.

오바마 센터는 시카고 잭슨파크의 약 19.3에이커(약 7만8104㎡) 규모 부지에 박물관과 공공 도서관, 체육·문화 시설을 포함한 복합 단지로 조성됐다. 특히 녹음 스튜디오와 교육 공간, 2층 규모 놀이터와 농구 코트 등 기존 대통령 기념 시설에서 보기 어려운 부대 시설이 다수 포함돼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확장을 시도했다는 평가다.

에밀리 비트너 오바마 재단 대변인은 "유료 박물관을 제외한 캠퍼스는 무료로 개방되며, NBA 규격 농구장과 다양한 문화·교육 시설 등 다른 대통령 센터에는 없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소득층과 군인에게는 무료·할인 입장 혜택이 제공되며, 일리노이주 주민은 화요일 무료 입장 권한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시설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달러로, 역대 주요 대통령 기념 시설 평균 대비 59%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실제 방문 비용은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시카고가 미국 내 가장 높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대형 호텔 숙박객은 최대 19%의 호텔세를 부담해야 하며, 기념품 구매 시에도 최소 10.25%의 판매세를 납부해야 한다.

일각에선 이러한 비용 구조가 정치적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본다. 시카고 기반 시민단체 시빅페더레이션의 조 퍼거슨 대표는 센터에 투입된 높은 비용은 민주당이 고세금 정책을 선호한다는 공화당의 주장에 새로운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도 오바마 센터는 건립 과정에서 여러 번 논란이 불거지며 좌초 위기에 놓인 바 있다. 특히 시설 부지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공사는 예정보다 지연됐는데, 국립사적지이자 개발제한구역인 잭슨파크 대신 인근 흑인 밀집 지구인 워싱턴파크에 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잭슨파크는 유서 깊은 시민 공원으로, 시카고 남부의 '오아시스'로 통한다.

운영과 자금 조달 방식 또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오바마 센터는 역대 대통령 기념관과 달리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시스템에 속하지 않은 개인 시설로 관리·운영이 결정됐는데, 시민 자산이 비정부 민간 단체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카고시가 건립 사업에 세금 1억7500만달러를 투입할 것을 발표하면서 시민 단체는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거세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건립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오바마 센터가 민주당 지지층에게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연간 약 70만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관광 거점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내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지지자들의 방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오바마 재단은 1001달러 이상 기부자 명단을 공개할 정도로 모금 과정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한편 이와 달리 조 바이든 전 대통령 기념 시설은 초기 모금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념관은 델라웨어에 조성 예정으로, 바이든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말 평가가 모금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