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이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그의 주장과 상반된 답변을 내놓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신화=연합

1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트루스소셜에 도입된 새로운 AI 검색 도구가 의견을 달리하는 모습"이라며, 트루스소셜 AI와 주고받은 답변을 공개했다. 트루스소셜은 지난 6일 AI 검색 도구 '트루스서치 AI'를 공개하며 이를 "공개 베타 테스트"라고 소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폭동 사건에 대한 견해다. 당시 재선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결과에 항의하며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 난입했고, 이로 인해 약 140명이 부상을 입고 150만 달러(약 21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시위자들을 "평화롭고 애국적으로 시위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해 왔다.

트루스서치 AI의 답변은 달랐다. WP에 따르면, 2021년 1월 6일 사건에 대해 묻자 트루스서치 AI는 미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동'이 폭력적이었으며 트럼프의 "근거 없는 대규모 선거 사기 주장"과 연관돼 있다고 답했다. 이는 그동안 "선거 결과가 도난당했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외에도 트루스서치 AI는 다양한 주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의 답변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깊은 개입과 관련해서는 잠재적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외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에 대해서는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트루스서치 AI는 관세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최근 주식시장 상승은 관세와 동시에 나타났지만 이는 더 높은 기업 실적 등 다른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트루스소셜에서 "관세가 주식시장에 엄청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거의 매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워싱턴 D.C.에서 발생한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한 견해도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피해자 사진을 공개하며 "워싱턴 D.C.의 범죄는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트루스서치 AI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가 지난해까지 "폭력범죄가 상당히 감소했다"고 밝혔다며 이를 반박했다.

트루스소셜 로고 / 로이터=연합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를 명분으로 공격해 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선, 트루스서치 AI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살아 있는 미국 대통령 가운데 버락 오바마가 가장 높은 호감도를 기록했다"고 답했다. 이 AI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나온 폭스뉴스 기사를 인용해 이 같은 답변을 내놨으며, 보수 성향 논평가들이 종종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의 대통령으로 평가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트루스서치 AI가 트럼프 대통령과 엇갈린 답변을 내놓는 것은 AI의 학습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AI 검색 엔진과 챗봇은 인터넷 전반에서 수집한 방대한 정보를 학습해 훈련된다. 더구나 이 과정이 불투명한 '블랙박스'로 처리되기 때문에 AI 개발자가 모든 답변 내용을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조지워싱턴대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데이비드 카르프 교수는 "AI 소유주들은 어제의 진실이 더 이상 진실이 아니라고 적극 주장할 수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과거 발언이 어딘가에 보관돼 있다면 그것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루스서치 AI의 답변이 항상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AI 기술 발전에 대해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 혁명 중 하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트루스서치 AI도 이에 동의하며, AI의 영향이 "산업혁명과 같은 주요 역사적 이정표를 능가하거나 맞먹을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트루스서치 AI와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 차이를 감안하면, 만약 이 AI 도구가 사람이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원으로 오래 버티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주요 온라인 발언 창구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둘의 조합은 다소 어색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