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이성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의 싱글 탄생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팬데믹이 정점을 찍은 이후로도 사회 활동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 한 커플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로이터

블룸버그는 스탠퍼드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조사를 인용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2022년까지 1330만 명의 미국인이 추가로 싱글이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결혼하거나 동거하는 커플들은 대부분 위기를 견뎌냈지만, 많은 싱글은 더 고립되고 단절된 상태에 빠졌다”면서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기 침체는 짧았지만, 연애를 비롯한 사회생활에 대한 불황은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싱글이 많아진 것은 또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미국 노동통계국에서 실시하는 연간 조사인 ATUS(American Time Use Survey)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의 성인은 2019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ATUS는 사람들이 일, 여가, 가사일, 사회 활동, 자원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지를 추적하는 조사다. 마이클 로젠 펠트 스탠퍼드 사회학 교수는 “팬데믹은 특히 젊은이들의 사회화 기간을 빼앗았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사회적 고립이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데이트와 사회적 모임이 줄어들면서 좌석이 있는 식당, 바, 나이트클럽 등의 방문객 수는 감소했고, 집에서의 음주 소비는 증가했다는 것이다.

‘데이트 불황’과 고립감 증가는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싱글들은 공동 지출의 경제적 혜택을 누리지 못해 더 높은 생활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맞물린 이러한 문제는 결혼, 주택 소유, 출산과 같은 전통적인 일생 계획들의 지연으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센서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5세 미만 아동 인구는 88만9000명 급감했다.

이러한 문제가 공중 보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립감 증가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미국 공중보건국장은 ‘고립과 외로움의 전염병’을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