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젊은 여성 중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진보적’이라고 보는 비중이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젊은 여성 중 진보적인 여성의 비중이 늘면서 환경 보호와 임실 중절에 대한 지지가 늘었고, 총기 법과 인종차별에 대한 불안감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여성폭력방지법 제정 30주년을 앞두고 연설한 후 청중석에 있는 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AFP 연합뉴스

미 여론조사 업체 갤럽이 12일(현지 시각)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4년 사이에 18~29세 여성 중 40%는 ‘나는 진보적’이라고 답했다. 해당 기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기다. 이를 반영하듯 해당 시기에 민주당 소속인 여성이 의회, 주지사, 주 의회에서 선출되는 비중이 늘었다.

갤럽은 이번 조사를 2017~2024년은 물론 2001~2007년, 2008~2016년까지 세 구간으로 나눠 진행했다. 2001~2007년에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답한 젊은 여성 비중은 28%, 2008~2016년에는 32%였다는 것을 보면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여성의 비중이 꾸준히 늘었음을 알 수 있다.

갤럽 관계자는 진보 성향이라고 답한 젊은 여성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그들이 이러한 용어를 좋아한다거나, 누군가 존경하는 대상이 이러한 용어를 사용해서가 아니다”라면서 “실제로 그들의 견해가 훨씬 진보적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진보적인 젊은 여성이 늘면서 환경, 낙태, 총기법에 대한 입장도 급격히 달라졌다.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시대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트럼프와 바이든이 집권기에 ‘인간 활동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라고 답한 젊은 여성 비율은 20%포인트 증가한 86%로 늘었다. 또한 젊은 여성 중 임신 중절 권리를 지지할 가능성은 20년 사이에 18포인트 높아졌고,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낙태는 합법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18∼20세 남성 중에서 진보 성향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1∼2007년 25%, 2008∼2016년 27%, 2017∼2024년 25%로 큰 변동 없이 제자리에 머물렀다. 다만 30세 이상 남성의 경우 진보 성향이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16%, 18%, 20%로 조금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