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인 일본이 막대한 투자 덕분에 LNG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을 택한 일본은 LNG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LNG 시장에서 막대한 지위를 확보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로이터

3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일본 기업이 통제하는 LNG 선적이 6시간마다 전 세계에서 출항한다”면서 “일본은 지난 반세기 동안 LNG 시장이 2500억 달러(약 334조원) 규모로 급속히 확대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한국처럼 자원 빈국으로 분류된다. 일본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해 왔고, 그 결과 세계 최대 LNG 수입국에 올랐다. 일본은 연간 1억 톤 이상의 LNG를 수입하고, 세계 LNG 시장의 약 25% 물량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LNG 수입만 하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일본이 기술 제공과 금융 지원 등 종합 패키지를 통해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려는 국가들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엔지니어링 회사는 기술과 부품을 제공하고, 유틸리티 회사는 연료를 제공, 은행은 자금을 지원하는 식으로 LNG 산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 에너지 대기업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콜만은 “일본이 없었다면 LNG 산업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일본은 LNG 시장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유치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일본이 LNG 강국이 되기까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환경론자들은 끊임없이 천연가스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장기적으로 화석 연료 의존도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스 산업의 메탄 배출이 기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당국자들은 LNG가 현실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LNG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온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LNG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동남아시아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며 일본의 LNG 프로젝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고, 일본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거둬들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의 기업들은 LNG 관련 사업에서 최소 140억 달러(약 19조원)의 이익을 냈다. 이는 일본 최대 가전 제조업체의 이익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