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경기침체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산, 한국·일본·대만 증시를 역대 최대 폭으로 끌어내린 가운데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기록적 급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비제조업 분야 경제활동 규모를 측정한 신규 지표가 경기 확장세를 가리켜 불길 확산은 막았으나 무차별적 투매 폭풍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무려 1033.99포인트(2.60%) 하락한 3만8703.2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0.23포인트(3.00%) 내린 5186.3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76.08포인트(3.43%) 떨어진 1만6200.08을 각각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3.48% 뒷걸음질쳤다. 다우지수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1천 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쳤다. 장중에 낙폭을 소폭 좁히는 듯했으나 결국 2022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지난달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5,669.67포인트)에서 8.53% 밀리며 23개월만에 최악의 날을 보냈다. S&P500지수를 구성하는 500대 기업 가운데 이날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단 22개에 불과하다.

지난주초,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과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 무드를 다시 타는 듯했던 시장은 제조업 업황 악화·노동시장 급속 냉각을 시시하는 경제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가 1987년 블랙먼데이(14.9%↓) 이후 최대 폭(12.4%↓)으로 하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것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글로벌 증시 폭락에 기름을 부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 국채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국채 가격이 급등, 이날 오전 벤치마크 10년물 채권 수익률은 52주 최저 수준인 3.66%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