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의 급여와 보상 패키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IO들이 AI와 관련한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되면서 그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일이 많아질 정도로 위상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컨설팅 회사 얀코 어소시에이츠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CIO에 대한 보상은 대기업에서 평균 7.48%, 중견기업에서는 9%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정보기술 직종 중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일반 경영진의 보상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3% 안팎으로 올랐다.

IT 임원 헤드헌팅사인 헬러 서치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019년 이후 CIO와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대한 전체 보상은 20% 이상 증가했다. 보상 패키지에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현상은 CIO들이 조직 내에서 AI와 관련해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되면서 그들의 책임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의 도입으로 CIO들은 더욱 눈에 띄고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WSJ은 “생성형 AI를 포함해 새로운 분야에 능통한 기술 리더가 소수에 불과한데, 이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어 보상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중견 기업의 경우 총보상액이 150만 달러(약 21억원)가 넘고, 대기업의 보상은 180만 달러(약 25억원)를 상회한다.

CIO에 대한 보상이 증가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보고 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CIO의 약 63%가 CFO나 최고운영책임자(COO) 대신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해당 비율은 52%였다. ‘기업 얼굴’을 담당하는 CEO와 독대하는 상황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내 결정권이 올랐음을 의미한다고 딜로이트는 분석했다. WSJ은 “이는 기업이 AI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움직임으로 AI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보상도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CIO는 기업 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정보기술과 시스템 부문을 책임지는 수장이다. 정보 기술과 시스템이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직종이다. 기업 자금 흐름의 축을 담당하는 CFO보다 사내 실권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