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피의자 권도형씨를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법무부가 미국으로의 인도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미국은 관련 국제협약, 양자 간 협약, 몬테네그로법에 따라 권(도형)의 인도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개인이 법치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데 있어 몬테네그로 당국의 협력을 평가한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이날 권씨의 미국 인도 결정을 번복하고,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했다. 항소법원은 당시 미국 정부 공문이 한국보다 하루 더 일찍 도착했다고 본 원심과 달리 “한국 법무부가 지난해 3월 24일 영문 이메일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미국보다 사흘 빨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힌 만큼 송환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몬테네그로 검찰의 항소 가능성과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의 승인 절차 등의 변수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고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 등을 받는다. 테라는 한때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세계 10위 안팎까지 상승한 뒤 2022년 5월 중순쯤 일주일 만에 가격이 99.99% 폭락했다. 당시 증발한 테라·루나의 시가총액은 50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