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역내 평화를 촉진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3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주최로 열린 ‘2023 대륙(중국)-대만 기업 춘제(春節·설) 활동’에서 대만을 향한 소통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해기회는 중국과의 공식적 대화와 교류를 진행하는 대만측 기관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이성, 평등, 상호 존중 하에서 “베이징 당국(중국 정부)과 대화를 전개해 쌍방이 수용 가능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길을 함께 모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공동 책임이며, 모든 사람의 공통된 기대”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건전하고 질서 있는 교류를 추동하는 것은 양안의 평화적인 발전을 수호하는 중요한 기반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차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원론적 입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국이 양안 교류의 인프라인 항공편 정상화를 제안한 데 대해 화답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측 중국항공운수협회(CATA)는 최근 대만 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대폭 축소된 중국-대만 간 항공 노선을 복구하자고 제안했다.

당장 양안 당국간 의미있는 대화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올해 봄철 대만 방문 추진과 미국 의회의 각종 친 대만 입법 추진 등으로 인해 중국은 연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한동안 미국, 대만과 각을 세웠던 때와 비교하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기류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이 올해 경제 회복을 위해 서방 국가들에 개방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서방과 관계 개선과 결부된 대만 문제에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