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가 기술 표준제도를 새롭게 정비해 자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에 강력한 규제를 단행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모든 설계와 제조공정을 중국 내에서 실시하도록 강제하는 새 법안을 만들어 해외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6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해외 기업들이 자국 내에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모든 설계와 제조공정을 중국 내에서 완성해야 하는 새 규정을 만들 예정이다. 이 규정을 따르지 않는 해외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 중단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규제가 단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7월 1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국 CCTV

닛케이는 "이번 중국의 국가 기술 표준 제도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자사의 중요한 설계 세부 사항이 유출될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광대한 중국 시장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할 것"이라며 "해외의 IT, 기술 기업들 입장에서는 광범위한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은 해외 사무기기 제조업체에 비슷한 규제안 도입을 천명한 바 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보 보안 기술 사무설비 안전 규범'이라는 명칭의 규제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규범에는 중국 내에서 모든 설계와 제조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중국 당국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 기업들은 정부·공기업 입찰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해당 규제안의 초안은 중국 정부 등이 입찰로 구매하는 사무설비에 대해 '중국 내에서 설계·개발·생산이 완성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규제안은 사무설비를 구성하는 '중요 부품'으로 '메인 제어칩, 레이저 스캔 부품, 콘덴서, 전기 저항기, 모터' 등을 열거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사실상 시작에 불과하며 다양한 첨단 기술 부문에서도 중국이 같은 잣대를 들이댈 경우 심각한 기술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는 상황이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호시탐탐 노려온 한국의 OLED 기술 역시 중국 법인을 세우는 과정에서 합작 투자 방식으로 핵심 기술을 끌어오려는 야심을 드러냈었다"며 "앞으로 이같은 민감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