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태생의 할리우드 스타 밀라 쿠니스와 남편 애쉬튼 커쳐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기부 캠페인에 당초 목표치를 넘긴 3490만500달러(약 424억2156만원)가 모였다고 CNN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밀라 쿠니스(왼쪽)와 애쉬튼 커쳐 부부. /트위터 캡처

CNN에 따르면 이들 부부가 진행한 ‘고펀드미’ 기부에 이날까지 7만 명이 넘게 동참해 당초 목표액인 3000만 달러보다 490만여 달러가 더 걷혔다. 여기에는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이자 오라클 창업주인 래리 엘리슨 등 6만 5000여 명이 힘을 보탰다.

이들 부부는 지난 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부 프로그램을 개설했음을 밝히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용감함을 목격하고 있는 한편 안전을 선택한 사람들의 상상할 수 없는 부담도 목격하고 있다. 고펀드미를 통한 모금행사는 난민 및 인도적 지원 노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그로부터 약 2주 만인 이달 17일 목표액 달성을 밝혔고, 이후 4일 만에 490만500달러 추가 모금한 것. 기부금은 화물 운송 회사 플렉스포트와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무료 단기 거처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두 기관에 전달돼 이들의 정착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다.

1983년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쿠니스의 본명은 밀레나 마르코브나 쿠니스(Milena Markovna Kunis)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7살이 되던 해 온 가족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거주지를 옮겼다. 소련에선 자녀들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 부모님이 내린 결정이었다. 쿠니스의 부친은 엔지니어, 모친은 물리 교사, 오빠는 생화학자로 알려졌다.

1998~2006년까지 방영된 인기 시트콤 ‘요절복통 70쇼(That ‘70s show)’ 에서 부잣집 외동딸 재키 버크하트를 연기해 인기를 모았고, 2010년에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블랙 스완’ 에서 자유로우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는 캐릭터 릴리 역을 맡아 열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들 부부 외에도 블레이크 라이블리, 라이언 레이놀즈 부부가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패션모델 지지 하디드는 패션위크 출연료 전액을 우크라이나 구호단체에 기부했다.

은퇴한 영국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우크라이나 의사에게 양도하는 이색 기부를 실천했다. 팔로워 수가 7천만 명에 달하는 자신의 인스타 계정을 우크라이나의 의료 현실을 보여주고 일반 시민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고자 기꺼이 내놓은 것.

21일 뉴욕포스트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 계정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하리코프) 지역 분만 센터장이자 소아 마취과 의사인 이리나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데이비드 베컴(왼쪽)과 아내 빅토리아 베컴. /트위터 캡처

계정을 넘겨받은 의사 이리나는 “우리가 전쟁 중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겠다”며 베컴의 계정에 우크라이나 환자들이 생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게시했다. 이리나가 올린 게시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임산부들과 환자들이 지내는 좁은 지하실의 열악한 모습, 마땅한 의료 기기 없이 침대와 탁자만 놓여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우크라이나의 생생하고도 참혹한 실상을 공개한 이리나는 “전쟁 첫날 모든 임산부들이 지하실로 대피했으나, 의료 장비에 의존해 집중 관리를 받는 아기들은 데려오지 못해 다 함께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당신의 기부가 지하실의 아기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부와 관심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라고 호소했다. 유엔 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 친선대사인 베컴도 관련 게시글을 통해 “여러분의 기부가 신생아들의 생존을 돕고 있다”며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우크라이나를 향한 기부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