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법·공안 분야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과 주요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당국이 대규모 숙청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 감찰 기구인 중앙기율위원회(기율위)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푸정화(傅政華·66) 중국 전국인민협상회의(정협) 사회·법제위원회 부주임이 “엄중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당 중앙 기율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푸정화는 베이징시 공안국장 출신으로, 중국 국가 자문 기관 격인 정협의 부주임을 맡기 이전에 공안부 2인자인 상무부부장을 거쳐 2018~2020년 사법부 부장(한국의 법무장관에 해당)을 지낸 인물이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공안부 부부장이었던 2014년 당시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부패 조사에 참여하며 시 주석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었다.

공안부는 앞서 지난달 29일 쑨리쥔(孫力軍·52) 전 공안부 부부장에게 공직과 당직을 모두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지난 1일에는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당내 ‘악성종양’과 정치 우환을 단호하게 제거했다”며 “절대 충성, 절대 순결, 절대 믿음”을 다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건국 72주년 국경절을 하루 앞둔 2021년 9월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해 술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에서는 일련의 정황을 두고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제 20차 전국대표대회를 1년여 앞두고 ‘물갈이’ 작업을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중국 기율위의 조사를 받는 차관급 이상 전·현직 간부는 공개된 사람만 23명에 달한다.

쑨리쥔과 푸정화 낙마 이후 중국의 사법과 공안은 시 주석의 복심으로 알려진 왕샤오훙(王小洪·64) 공안부 상무부부장이 주도할 전망이다. 왕샤오훙은 시 주석이 푸저우시 당 서기였던 시절 시 공안국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인물로, 지난 7월 시 주석의 집권 후 첫 티베트 시찰 당시 시 주석을 지근 거리에서 수행하며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