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성창 대만 총리가 대만이 아프가니스탄처럼 미국의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대만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대만연합보 등에 따르면, 쑤 총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사태는 자주국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무력으로 대만을 삼키려는 강대국이 있지만 우리는 살해당하거나 투옥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쑤 총리는 이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침공에 도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도 “대만은 계엄령 하에 있을 때도 이 나라의 민주세력은 체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국가에 대한 신념을 강화하고 이 땅을 방어한다면 어느 누구도 대만을 침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이 2021년 8월 16일 카불 국제공항을 빠져나오는 주민들의 가방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아프간 정부 붕괴 사태가 미국이 기존 약속을 폐기하고 미군을 철수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만이 이를 반면교사 삼지 않으면 멀지 않은 미래에 비슷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내부에서도 ‘미국을 온전히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인 국민당 당적의 자오사오캉 BCC 라디오 방송국 사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만도) 아프간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미국에 의지한 채 ‘모든 것이 태평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권 민진당의 쑤즈펀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이에 대만을 ‘제2의 아프간’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면서도 “미국은 믿을 수 없다”는 데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