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인 법정 은퇴 연령을 점진적으로 연장한다. 인구 감소 위기 속에서 노동력과 연금 재정 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날 폐막한 제11차 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정년 연장안을 통과시켰다.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중국 대학생들./AFP 연합뉴스

남성 근로자의 법정 퇴직 연령은 2025년 1월부터 15년에 걸쳐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연장된다. 같은 기간 여성 근로자는 기존 50세(일반 노동자) 및 55세(간부직)에서 각각 55세 및 58세로 늘어난다.

중국의 법정 퇴직 연령은 세계 최저 수준이고 성별에 따라서도 달라 국제 기준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쉽게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번에 조정된 것은 인구 감소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2035년 60세 인구가 4억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출산율은 급감하고 인구 고령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노동력과 연금 재정을 확보하려면 법정 퇴직 연령 연장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기준 중국인 평균 기대수명이 78.6세에 달한다는 점, 과학기술 발달과 경제구조 변화로 육체노동이 크게 줄고 지식·기술 기반 일자리가 많아진 점 등도 법정 퇴직 연령 연장 추진의 배경이다.

다만 최근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층은 반발하고 있다. 정년이 연장될 경우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서다. 지난 7월 중국 청년(16~24세) 실업률은 17.1%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6~7월 졸업 시즌을 맞아 대졸자 1180만명이 새로 취업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