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재생 에너지와 전기 자동차 사용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원유 가격과 수요 증가로 인해 미국의 석유 생산업체는 기록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우선 석유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석유와 가스 수요 폭락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수요가 부활하면서 매출 회복에 성공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때문에 석유 기업의 주식과 매출도 상승했다. 이를 보여주듯 미국 원유 가격은 2021년 초부터 배럴당 평균 80달러로 치솟았다. 그 전 원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53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0달러 넘게 상승한 것이다.

미국 뉴멕시코주 레아 카운티의 퍼미안 분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지역에서 시추 장비가 작동하고 있다. / 로이터

여기다 석유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석유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기차 시장 성장 덕분에 팬데믹 이전보다 줄었다. 하지만 세계 에너지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수요는 2023년에 하루 1억 배럴을 넘어섰다. 2022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미국 텍사스 서부에서 뉴멕시코 동부까지 뻗어 있는 퍼미안 분지는 하루에 약 64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 이는 미국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가깝다. 석유 시장 활황에 원유가 배럴당 80달러에 거래되면서 이 지역의 호텔 예약은 꽉 찼고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 중이다. 미들랜드 지역의 5월 기준 실업률은 2.4%로 6월 전국 실업률은(4.1%) 보다 낮다. 미 연방 추산에 따르면, 이 지역의 석유 평균 생산량은 2023년보다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퍼미안 지역의 가장 큰 원유 생산자인 엑손모빌은 2027년 말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을 약 5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각) “석유 기업이 원유 생산 증가에 나선 것은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석유 가격과 수요가 이렇게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재생 에너지와 전기 자동차로의 전환이 일부 기후 활동가와 세계 지도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리고 험난하리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