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 트루스 소셜이 상장되면 트럼프의 지분 가치는 4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최근 재정난을 겪고 있는 트럼프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과 트루스 소셜의 로고. /로이터

2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과의 합병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TMTG는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치지 않고 뉴욕 증시에 우회 상장할 수 있게 됐다.

SPAC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할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SPAC은 공모로 신주를 발행해 투자 자금을 모은 뒤 비상장사를 인수하는 것이 목적이다. 피인수 기업으로서는 복잡한 규정을 피해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다.

상장 절차가 완료되면 트럼프의 재정난은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AP에 따르면 트럼프는 약 7900만주를 소유하게 되는데, 지난 22일 기준 DWAC의 주당 가격이 36.94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총지분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주총 승인으로 합병이 완료된 만큼 이르면 다음 주부터 뉴욕 증시에서 거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상장이 완료되더라도 합병과 관련한 조항 때문에 트럼프의 현금 흐름 개선이 단번에 좋아질지는 불확실하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DWAC 지분을 6개월 이내에 매각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경영진으로부터 면책받아야 한다”면서 “면책이 이루어지더라도 이 같은 결정이 투매를 불러일으켜 주가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현재 여러 건의 소송을 당하고 있어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그는 지난달 ‘자산 부풀리기 사기 의혹 사건’ 1심에서 패소해 법원으로부터 3억5500만 달러를 선고받았으며 항소심 진행을 위해 25일까지 4억5400만 달러(약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공탁해야 한다. 트럼프가 공탁금 마련에 실패할 경우 레티샤 검찰총장은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자산을 압류하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현재 본인이 공탁금보다 많은 현금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노력과 재능, 운으로 나는 현재 거의 5억 달러(약 6730억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액은 대통령 선거운동에 사용할 계획이었다”라며 “정치 판사는 이것을 알고 이를 나한테서 빼앗길 원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