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들어 처음 발표한 수출 통계에서 시장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세계 경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해 중국 수출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1~2월 중국 수출액이 5280억1000만달러(약 70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증가율(2.3%)보다 4.8%포인트 높아진 것은 물론,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9%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매달 수출입 통계를 집계하는데, 춘제(중국 설) 연휴가 있는 1~2월에는 통계 왜곡을 피하기 위해 2개월치 통계를 한꺼번에 발표한다.

지난 6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서 선적 대기 중인 수출용 자동차들./AP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4월(8.5%)부터 10월(-6.4%)까지 6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특히 6월(-12.4%), 7월(-14.5%)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그러다 11월(0.5%)부터 반등하기 시작, 이번 2월까지 4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1~2월 수입 역시 4028억5000만달러(약 536조)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해 지난해 12월(0.2%), 시장 전망치(1.5%) 모두 웃돌았다. 전체 무역 규모는 9308억6000만달러(약 1239조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고, 이에 따른 무역 흑자는 1251억6000만달러(약 166조원)로 집계됐다.

중국 수출액의 깜짝 증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를 토대로 비교했다는 기저효과가 작용했지만, 글로벌 수요 회복세 역시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제조업 활동 강세로 인한 글로벌 수요 증가가 (중국 수출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은 수요 강세가 (중국 내) 부동산 부문 둔화로 인한 압력을 상쇄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수출이) 올해 중국 경제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수출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제조업체들이 주문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고, 이에 따른 일시적 성장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황쯔춘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계속) 낮출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이같은 강세가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결국 올해도 중국 경제가 수출에 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릭 주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높아진 상황에서 외부 수요가 성장의 버팀목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저효과도 앞으로 수개월 안에 비우호적으로 변해 수출 성장세를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