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즈키가 인도를 거점으로 전기자동차(EV)를 비롯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한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스즈키는 인도 승용차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기업이다.

스즈키 차량에 부착된 로고.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대기업들은 그동안 연구개발(R&D)과 인력 등 경영자원이 풍부한 일본 공장에서 기술을 확립하고, 생산모델을 해외로 이전해 왔다. 그런 점에서 스즈키가 핵심 공장을 인도로 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스즈키의 한 임원은 “(수출 시장인) 유럽 등에서 중국산 전기차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중국 업체에 대항할 수 있는 생산 거점으로 원가 경쟁력이 있는 인도를 낙점한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인도 제조업 전반에서 원가는 일본보다 약 20% 저렴하다.

닛케이에 따르면, 스즈키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 공장에 새로운 생산 라인을 마련해 2024년 가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생산 능력은 연 25만대 정도로, EV 외 내연기관차 생산도 병행할 예정이다.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당 판매 가격이 300만~400만엔(약 2720만~3625만원) 정도인 소형 다목적 스포츠차(SUV) 타입의 전기차를 생산해 일본에 수출·판매할 방침이다. 인도 전기차 생산은 스즈키의 자회사인 멀티 스즈키가 담당한다.

스즈키는 2026년 시즈오카현에서 소형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소형 전기차 수요가 큰 유럽시장 수출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SUV 판매는 물론 자본 제휴 중인 도요타에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을 검토 중이다.

인도 전기차 시장의 매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올해 1~6월 EV 판매대수 점유율은 1% 이하로 작지만 전년동기대비 6배 고속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