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의 리튬 광산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중국이 2년 후에 전 세계 리튬 생산의 3분의 1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 시각) 벤치마크 자료를 인용해 지난 2년 동안 중국 기업이 전 세계의 약 20개 리튬 광산 지분을 획득하는데 45억 달러(약 5조9634억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8%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기 힘들어지자, 타국의 리튬 광산 지분을 매입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양극재 원료와 배터리 사진 (왼쪽부터 리튬, 원통형 배터리, 니켈, 양극재, 코발트). /포스코퓨처엠 제공

중국은 주로 말리, 나이지리아, 짐바브웨, 멕시코, 칠레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위치한 리튬 광산에 투자했다. 중국이 미국과 정치적으로 대립하면서 미국의 동맹국인 캐나다, 호주 등은 중국이 리튬 광산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투자한 개발도상국에는 테러로 인한 안보 위협, 정부가 리튬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등의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중국이 투자한 짐바브웨, 멕시코, 칠레는 국가 차원에서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지난해 12월 처리되지 않은 리튬을 수출하는 것을 막았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2월 리튬 매장량을 국유화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칠레 대통령은 민간 기업이 리튬을 채굴하려면 국영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다 칠레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와 함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리튬 카르텔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WSJ은 “세계 리튬 공급의 3분의 1을 통제하려는 중국의 위험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은 지난 1월 볼리비아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중국 내부에서도 우려가 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의 리튬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을 권했다. CCTV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CATL 회장을 만나 “내가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앞서 돌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