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도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의 벽은 넘지 못했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지만, 시장 전망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TSMC 칩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6255억3200만 대만달러(약 25조6406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인 6360억 대만달러(약 26조569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TSMC는 애플 아이폰, 맥북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독점 공급한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최대 아이폰 생산공장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봉쇄와 방역 위주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TSMC도 영향을 받았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말, 정저우 공장 시위로 인해 '아이폰14 프로' 생산 손실이 600만 대에 달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SCMP는 "TSMC 매출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권가 예측보다 낮다"며 "전 세계에서 전자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과 규모를 갖춘 TSMC조차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인한 소비자 지출 둔화를 피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선 TSMC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TSMC 주가는 팬데믹 기간 동안 두 배 이상 뛰었다가 2022년 한 해 27%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약 8% 상승한 상태다. SCMP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TSMC 반도체가 들어가는 많은 제품 수요가 줄었지만, TSMC와 시장은 장기적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