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새 국왕으로 즉위한 찰스 3세가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남긴 개인 재산 5억달러(약 6900억원)의 대부분을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찰스 3세는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국왕 후계자는 상속세를 면제받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각) 미국 CBS 뉴스와 포브스 등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소유한 예술 소장품과 보석, 부동산 등의 가치를 추산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영국의 상속세율이 40%인 점을 고려하면, 면세 특혜가 없을 경우 찰스 3세는 2억달러(약 2760억원)를 세금으로 내야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2002년 어머니 엘리자베스 왕대비가 서거하면서 남긴 재산 7000만달러(당시 약 830억원)를 물려받으면서 상속세를 면제받았다.

10일(현지시각) 영국의 새 국왕으로 즉위한 찰스 3세가 런던 세인트제임스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개인 재산을 제외하고도 왕실 자산은 약 280억달러(약 39조원)로 추정된다. ▲왕실 재산 운영재단인 ‘크라운 에스테이트(The Crown Estate)’ 195억달러(약 26조9000억원) ▲버킹엄궁 49억달러(약 6조7000억원) ▲콘월 공작 자산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 ▲랭커스터 공작 자산 7억4800만달러(약 1조원) ▲켄싱턴궁 6억3000만달러(약 8700억원) 등이다.

찰스 3세가 왕실의 수장이 됐지만, 이 자산들은 개인적으로 소유하거나 처분할 수 없다. 크라운 에스테이트에서 발생하는 수익 역시 교부금 형식으로 일부만 왕실로 돌아오고 나머지는 영국 정부의 국고로 귀속된다. 영국 재무부는 왕실의 운영·유지를 위해 매년 크라운 에스테이트 수익의 약 15%~25%가량을 교부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2021~2022 회계연도 왕실에 지급된 교부금은 약 8600만파운드(약 1380억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