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도시의 임대료(월세)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바라보이는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임대료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5% 올랐다. 뉴욕과 플로리다, 조지아, 워싱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7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임대료는 통상 매년 여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가을부터는 떨어진다. 그런데 올해는 가을에 접어들어도 임대료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것.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 주택 시장에서 목격된 계절적 징후가 올해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택임대 전문회사인 줌퍼(Zumper)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18개월 사이 임대료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놀라운 수준”이라면서 “특히 지난 9개월 동안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팬데믹 이후 0.2%까지 떨어졌던 임대료가 올해 들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라면서 “현재 방 2개짜리 아파트의 평균 월 임대료는 1663달러(약 197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넘게 올랐다”라고 전했다.

부동산 거래 플랫폼 스트리트이지(StreetEasy)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백신 확산으로 뉴욕의 사무실들이 최근 다시 문을 열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최대 70%까지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시의 7월 평균 월 임대료는 3000달러(약 356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치인 2,750달러(약 326만 원)에 비해 300달러가량 높아진 수준이다.

최근 미국의 주택 매매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7%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의 주택가격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32.4% 가까이 오르며 미국의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CNBC는 “코로나19 급등한 미국의 주택 가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집값 폭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8월 아파트 공실률이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한 점에 주목하며, 미국의 임대료가 연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