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볼보트럭의 트럭. /볼보

스웨덴 볼보그룹이 중국 장링자동차(JMC)의 트럭 자회사를 인수했다. JMC의 중국 내 트럭 제조 시설을 확보해 중국에서 직접 트럭을 생산하려는 행보다.

중국 트럭 시장은 코로나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프라 건설 붐과 내연기관 트럭 교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볼보그룹을 비롯해 독일 폴크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은 중국 내 트럭 생산기지 확충에 나섰다.

볼보그룹의 트럭 부문인 볼보트럭(Volvo Trucks)은 JMC의 트럭 자회사 장링중싱(JMC Heavy Duty Vehicle)을 8억 위안(약 1440억 원)에 인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인수 대상엔 산시성 타이위안의 제조 공장도 포함된다. 볼보트럭은 내년 말부터 이곳에서 대형 트럭 모델인 볼보 FH·FM·FMX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트럭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9만4000대의 트럭을 판매했다. 이 중 4500여 대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몇 년 안에 지난해 대중 수출량의 3배가 넘는 1만5000대를 타이위안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게 볼보트럭의 계획이다. 현재 볼보트럭은 13국에서 생산하는데, 스웨덴·벨기에·브라질·미국에 생산량의 95%가 집중됐다.

볼보트럭은 “최근 몇 년간 전자상거래를 포함해 중국 물류 시장이 급성장하고 프리미엄 트럭과 서비스 수요가 늘었다”며 “지금이 중국에서 대형 트럭 제조를 위한 현지 밸류체인을 구축할 적기”라고 했다.

스웨덴의 볼보트럭 공장 내부. /볼보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상용차 브랜드 트라톤에 속한 스웨덴 스카니아는 상하이 인근 장쑤성 루가오시에 트럭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독일 다임러그룹과 중국 포톤의 합작사도 스카니아의 신설 공장에서 액트로스 트럭을 생산할 예정이다.

트럭 제조사들이 중국 내 생산 시설 마련에 나선 것은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트럭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위축된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렸다. 지방정부들은 대규모 특별 채권을 찍어 인프라 건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트럭·굴착기·건설장비 수요도 급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60년 탄소중립의 해 선언도 트럭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중국 정부가 내연기관 트럭의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트럭 교체 수요가 늘었다. 당국이 허용 적재량 이상의 화물을 싣는 트럭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 것도 트럭 교체가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물류 기업들은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대형 트럭 구입을 확대했다.

볼보트럭과 볼보 승용차는 주인이 다르다. 볼보트럭은 트럭·버스·건설장비 등을 만드는 스웨덴 볼보그룹 소속이다. 볼보 승용차(볼보카그룹)는 중국 자동차 그룹 지리자동차 소속이다.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은 2010년 미국 포드로부터 볼보 승용차 사업부를 인수했다. 지리자동차는 현재 볼보그룹 지분도 일부 보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