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기계 시장의 대표 기업인 두산밥캣과 HD건설기계의 2분기 실적이 각자 집중한 시장에 따라 서로 엇갈린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시장의 비중이 큰 두산밥캣은 최근 미국 주택 경기 둔화로 기대에 못 미친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해 온 HD건설기계는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9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 급증했다. 그러나 미국 관세 환급에 따른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631억원을 기록했다.
두산밥캣은 2007년 두산그룹이 북미 건설기계 업체인 밥캣을 인수해 출범한 기업이다. 지역별 매출 비중도 북미가 가장 높다. 지난해 두산밥캣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가 73%로 가장 컸고,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EMA)가 15%, 아시아 및 남미·오세아니아(ASE) 시장은 11%로 나타났다.
EMA 시장 부문의 대다수는 유럽이다. 두산밥캣은 체코와 영국 등 유럽 지역에 건설기계 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 9곳을 두고 있다. 반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는 공장과 자회사는 없는 상태다.
두산밥캣이 선진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이유는 주력 제품이 미니 굴착기 등 소형 건설 기계이기 때문이다. 소형 건설기계는 대형 인프라 공사 등을 진행하는 신흥국보다 주택 건설 비중이 높은 선진국에서 수요가 많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소형 중장비는 인건비가 높은 지역에서 잘 팔리는 특성이 있다"며 "장비 특성으로 인해 선진국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의 최대 공략처인 미국은 최근 주택 시장 둔화로 건설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주택건설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HMI)는 34로 15개월 연속 40 미만을 기록했다. NAHB 지수가 50을 웃돌면 건설 경기가 양호하다고 인식하는 비중이 부진하다고 보는 비중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50 미만이면 부진하다고 인식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두산밥캣과 달리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고르게 공략했던 HD건설기계는 실적이 호전됐다. 올해 2분기 HD건설기계의 관세 환급금(67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4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지난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기 전에는 중국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합병 이후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으로 진출 지역을 늘렸고 현재는 자원 개발이 활발한 아프리카와 중남미, 거대 시장인 인도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프리카에서의 매출은 에티오피아 등 금광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 중인 국가들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에서의 매출도 광산 투자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
HD건설기계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자원국 중심으로 성장하는 추세가 나타났다"며 "하반기에도 광산과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 수요가 건설기계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도 최근 신흥 시장 공략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19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두산밥캣은 인도 첸나이에 있는 8만5000㎡(제곱미터) 규모의 공장에 지난해 굴착기 생산동을 신설했다. 두산밥캣은 이 공장을 인도 시장 공략은 물론 수출 허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HD건설기계는 신흥 시장 공략을 이어가면서 엔진 부문 등 신사업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군산 공장에서 방산용 엔진 양산에 돌입하고 내년부터는 37리터(L)급 초대형 엔진 양산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