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인공지능(AI) 산업에 55조원을 투자한다. 독자 발사체와 위성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우주 인프라를 구축하고, 육해공 전력을 하나로 연결하는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창원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3일 경남 진주 경상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우주강국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 한화에어로·시스템, 통합 우주 인프라 구축… "우주 주권 확보"
한화는 먼저 독자 발사체와 위성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우주 인프라를 구축한다. 우주에서 정보를 수집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우리 군의 판단과 작전수행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화가 구상하는 통합 우주 인프라는 ▲고도 350㎞에서 지상과 해상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관측 위성군 ▲400㎞ 상공에 구축할 우주 AI 데이터센터 ▲고도 900㎞에 배치돼 영상 등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는 저궤도 위성 통신망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우주 발사체에 약 23조원을 투자한다. 단조립장과 발사체 개발 시험 시설을 구축하고, 향후 상업 발사로 전환해 독자적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20조원을 들여 초저궤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과 우주 AI 데이터센터, 위성 통신망 등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은 SAR 위성을 2031년까지 64기를 발사해 운영할 예정이다. 위성이 수집한 정보는 '한국판 스타링크'인 저궤도 통신망을 통해 우주 AI 데이터센터와 지상으로 전송된다. 한화시스템은 192기 위성으로 통신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위성 수명과 북극으로의 범위 확대를 위해 60기 이상 위성을 추가 발사할 예정이다. 이들 위성은 한화에어로가 제작한 발사체에 실어 우주로 가게 된다.
위성 제조와 발사 등을 해외에 의존하는 체제에서는 우주 주권 확보와 자주 국방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게 김 부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우주 주권 확보를 위한 첫 단추는 독자 발사체 개발"이라며 "한화는 독자 발사체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언제든지 우주에 다다를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 창원에 '국방 AI 데이터센터' 구축… 국방 AI 모델도 개발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은 10조원 이상을 들여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경남 창원에 구축하기로 했다. 위성이 정보를 수집하고, AI가 분석하며, 항공기와 무인기가 이를 활용하는 등 육해공 전력이 하나로 연결되는 통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한국은 더 이상 하드웨어만 강한 나라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국방 AI를 보유한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센터는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체 관리할 수 있는 폐쇄형 고보안 데이터센터로 조성된다. 우주 AI 데이터센터와 병행해 한쪽이 무력화해도 작전이 중단되지 않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45㎽ 규모로 시작해 2032년까지 135㎽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한화에너지 발전 자산과 연계해 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는 이 외에도 2040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입해 국방 AI 모델 '디펜스 OS'를 개발하기로 했다. 확보한 전장 데이터를 학습·추론하는 AI로, 한반도 작전 환경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K9 자주포부터 무인 수상정과 잠수정, 자율형 드론과 무인기 등은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지능형 무기 체계로 진화하게 된다. 유무인 복합 체계(MUM-T)와 대드론 체계(C-UAS)가 더해지면 전력은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이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지역 생태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이런 선순환 구조야말로 한화가 생각하는 산업 생태계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향후 지역 대학 내 계약학과와 계약 정원제 대학원 등을 설치하며 산학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