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6월 초까지 일부 항공편을 감편한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중심으로 비상경영 선포와 저수익 노선에 대한 감편 등이 이어졌는데, 대한항공까지 감편에 나선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영향으로 치솟은 유가와 높은 수준의 환율이 항공업계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직원들이 봄을 맞아 항공기 동체를 세척하고 있다. /뉴스1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달 7일까지 인천~괌 노선을 주 14회에서 주 7회로 감편 운항한다. 감편 운항은 지난 7일부터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인천~푸켓 노선도 지난 19일 항공편과 오는 28·31일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편도 기준 모두 64편이다.

감편 대상 노선은 대한항공 전체 운항 노선(103개) 가운데 2%에 불과하지만, 중동에서 전쟁이 터진 이후 처음 감편을 단행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전쟁 발 유가 급등으로 인한 항공편 감편은 LCC들부터 시작됐다. LCC는 대형항공사에 비해 헷징 기능이 취약해 유가 급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진에어는 4~5월 인천~괌 노선을 포함해 약 8개 노선에서 운항편 176편을 줄였다. 5~6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인천~다낭·방콕 노선 등에서 각각 212편·51편씩 국제선 운항편을 줄였다.

같은 기간 이스타항공도 105편을 줄였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도 각각 국제선 운항편 53편, 73편을 감축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인천발 프놈펜·창춘·하얼빈·이스탄불·푸껫·알마티 등의 노선에서 모두 116편을 축소했다. 이들 항공사가 줄인 운항편은 900여편에 이른다.

당초 감편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대한항공을 포함해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운항편을 줄이고 있는 것은 항공사들의 경영 환경이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적 항공사들의 유류비 기준이 되는 항공유의 싱가포르 현물 시장 가격(MOPS)은 1갤런 당 400센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 달 유류할증료 적용 기간(3월16~4월15일) 항공유 MOPS는 평균 410.02센트로 전쟁 발발 전인 3월 유류할증료 적용 기간(1월16~2월15일)에 비해 약 101% 올랐다. 항공유 MOPS는 이달 유류할증료 적용 기간에는 511.21센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항공사는 지출 비용 가운데 30~40%를 차지하는 유류비가 대폭 오르면 수익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부분의 결제가 달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최근에는 환율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 달러당 1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한국항공협회는 올해 2분기 국적 항공사 12곳이 모두 7613억원의 영업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2분기 이 항공사들이 총 1525억원 규모 영업이익(추산치)을 낸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손실이 9000억원 이상 커지는 셈이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은 물론 여행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버티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