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기업들이 항공기로 화물을 보낼 때 부담하는 유류할증료가 또 인상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대폭 상승했는데, 이달에도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주로 식품·의약품이나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 등이 항공 화물로 운송되기에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의 운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비롯해 화물기를 운용하는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이달 16일부터 적용되는 화물 유류할증료를 전월 동기 대비 약 3% 인상한다.
대한항공은 이달 16일부터 적용되는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를 1㎏당 2020~226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달 1960~2190원에 비해 약 3.1% 오른 값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에도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를 전월 대비 평균 493.9% 인상했는데, 항공유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유류할증료를 재차 인상한 것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싱가포르 항공유 현물가(MOPS)는 1갤런당 4.772달러로 전월 대비 2.6% 올랐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제타 등도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를 비슷한 폭으로 인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16일부터 적용되는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를 전월 대비 평균 3.1% 오른 1㎏당 2020~2260원으로 책정했다.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화물기 사업 부문을 인수한 에어제타도 같은 기간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를 1㎏당 1980~2220원으로 책정했다. 전월 대비 약 3.1% 인상된 값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제타 모두 지난달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를 전월 대비 평균 각각 326%, 334%씩 올렸으나, 항공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자 또 한 차례 인상을 결정했다. 두 회사의 이달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는 전년 동기 대비 510% 이상 비싸다.
이들 항공사의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올해 2월까지만 해도 330~37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해 평균 값을 보더라도 390~450원 수준이었다.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는 거리와 무게에 비례해 책정된다. 거리의 경우 단거리·중거리·장거리의 세 단계로 나뉘어 매겨진다.
단거리 노선은 평균 비행시간 2시간 이내인 일본과 중국 동부 도시가 속한다. 중거리 노선은 인도와 호주·뉴질랜드를 제외한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가 속하고, 장거리 노선은 유럽·북미·호주·인도 등이다.
이 때문에 화물기를 통해 미주·유럽 지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가령 대한항공 화물기를 통해 미주·유럽 지역으로 제품 1톤(t)을 수출할 경우 3월 유류할증료는 51만원에 불과했으나, 이달 16일부터는 226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수출 항공 화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반도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제조사들은 운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글로벌 해상·항공 물류비 원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운임 인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수출 업체들은 주요 물류 업체와의 중장기 파트너십이나 대체 운송 수단을 활용해 물류비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