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국적 선사 선박들이 해협 관문에서 먼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탈출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을 개시하며 탈출 종용에 나섰지만, 해협 밖으로 나갈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의 작전 개시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고, HMM 운용 선박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이 발생하면서 안전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6일 선박 추적 서비스인 마린트래픽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내 발이 묶인 국적선사의 선박 십여척이 전날부터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으로 이동했다.
당초 이들은 두바이에서 30~40해리(약 55~74㎞) 정도 떨어진 묘박지(錨泊地) 등에 있었으나, 머물 곳을 관문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로 옮긴 것이다.
이날 오전 기준 두바이로부터 60해리(약 111㎞) 이상 떨어진 선박은 모두 17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내 발이 묶인 전체 국적 선사 선박(26척)의 65%에 해당한다.
해운업계는 이들 선박이 UAE 지역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것이 중동 지역 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을 개시한다고 발표한 직후 UAE 푸자이라 항만과 호르무즈 해협 내 인근 선박들은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HMM의 화물선 나무(NAMU)호에서도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라는 가설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UAE는 자국 시설이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란은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피격 여부와 무관하게 해협 내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국적 선사 선박들은 이동을 감행하고 있다. 당장 사고 피해를 본 HMM(011200)의 선박들은 사고 지점과 150해리(약 278㎞) 떨어진 카타르 인근 해역으로 머물 곳을 옮겼다.
이 밖에도 팬오션(028670)·SK해운·시노코탱커·시노코페트로케미컬 등 국적 선사의 선박들이 UAE 인근 해역에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선박은 해협에 발이 묶이면서 한 척당 하루 21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신속하게 해협을 탈출하기 위해 해협 관문 인근 해역에 밀집해 있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HMM 나무호의 폭발 사고 원인을 떠나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UAE 인근 해역에 몰려 있던 많은 선박들이 안전에 대한 위협을 느끼게 됐다"며 "선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대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