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대미(對美)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를 만드는 완성차 업계와 차 부품 업계가 협상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협상이 타결돼 미국이 매기는 자동차 품목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낮아지면, 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PEC 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 수준의 합의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자동차·차 부품 업계는 관세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은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 5월부터 부품에 각각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한국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지만 후속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한국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가 없었고 일본·유럽 자동차는 2.5%의 기본 관세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과 유럽연합(EU) 자동차·부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담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6000억원 감소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조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분기에는 미리 물량을 보내 재고를 쌓아뒀는데, 재고가 소진되면서 가격 인상 없이 관세 부담을 감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유지되면 현대차그룹이 연간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8조원을 웃돌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9.7%에서 올해 6.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율이 15%로 내려가면 비용은 연간 약 5조3000억원으로 줄고, 영업이익률은 7.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진·변속기·브레이크·타이어 등 차 부품 업계 역시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품사는 중소·중견기업이 많아 관세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 이달 1~20일 자동차와 차 부품 수출액은 미국 관세와 추석 연휴가 맞물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31.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