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이 최근 경남 거제 사업장에서 발생한 브라질 선주사 페트로브라스의 감독관 추락 사망 사고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작업 중단으로 인도 지연이 예상되고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브라질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 국영 원유 생산 업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한화오션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감독관은 한화오션이 짓고 있는 해양 플랜트에서 바다로 추락했다. 업계에서는 선주사가 해외 법인이고 업무 지시자도 국외 법인 소속이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만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은 있다.
전혜선 열린노무법인 노무사는 "(페트로브라스가) 해외 법인이기 때문에 중대재해법을 적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해외 회사 근로자가 출장으로 한국에 왔다가 사고를 당했을 경우 작업 지시를 내린 경영 책임자 등도 해외에 있기 때문에 국내법을 적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사고가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브라질 현지 사업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오션은 브라질의 조선업 재건 계획에 맞춰 현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브라질 항만항공부는 조선소 확장·항만 인프라(기반 시설) 건설에 5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고, 페트로브라스도 2035년까지 선박 25척을 늘릴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향후 진행될 브라질의 해양 개발 프로젝트에 입찰하기 위한 현지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부품 사용 의무 요건 등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한화오션은 현재 짓고 있는 해양 플랜트를 내년 9월까지 인도할 예정인데,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도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 해양 플랜트는 이탈리아 사이펨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1년 수주했다. 구조물 하부와 일부 상부 구조물을 한화오션이, 나머지는 사이펨이 맡고 있다. 수주 금액은 23억달러(약 3조2000억원)로 한화오션이 10억달러, 사이펨이 13억달러다.
사고는 건조된 구조물의 하중 시험 과정에서 무게를 견디지 못한 설비가 기울면서 발생했는데, 해당 설비가 하중 시험에서 문제를 일으킨 원인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도 지연에 따른 페널티(벌칙)나 향후 수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한화오션이 선주사와 협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선박 인도가 지연되면 지연일 하루당 선박 대금의 0.1% 정도를 지체 상금으로 지급해야 해 사고 조사가 길어지면 부담이 커진다.
한화오션은 사고 발생 이후 작업을 중단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튿날 김희철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통해 유족 지원과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등을 약속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사고 수습 및 프로젝트 정상 인도에 최선을 다해 사업에 영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