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로봇 제조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도 올해 로봇을 화두로 삼고 있다.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비전을 공개한 이후 인공지능(AI) 학습을 적용해 지난해 말 보행 속도와 동작을 대폭 개선한 옵티머스 Gen2를 공개했다. 지난해 로봇 개발을 위한 AI 플랫폼 그루트를 발표한 엔비디아도 올해 상반기 로봇용 소형 컴퓨터 ‘젯슨 토르(Jetson Thor)’를 출시한다.

한화(000880), LG(003550), 현대차(005380) 등 국내 대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해 왔다. 기대감은 크지만, 실적은 나오지 않고 있어 실적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

7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0%까지 확대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분율을 60%까지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하면서 한종희 사장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로봇 투자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2족 보행 로봇 '휴보(HUBO)'. /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레인보우로보틱스 외에도 다양한 로봇 기업이 국내 대기업의 투자를 받았다. LG전자는 로보티즈(108490), 로보스타, 엔젤로보틱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LG전자(066570)로보스타(090360) 지분율 33.4%를 확보한 최대주주이며, 로보티즈와 엔젤로보틱스(455900)는 지분율이 각각 7.4%, 6.42%다. 로보티즈는 LG전자와 실외 자율주행로봇 납품 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미국 로봇 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1조원에 인수했고, 한화그룹은 2023년 10월 한화 모멘텀 부문의 사업부 중 협동 로봇과 무인운반차, 자율이동로봇 사업을 분리해 한화로보틱스를 신설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은 HD현대삼호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고스트로보틱스와 에스비테크 등은 국내 방산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작년 말 780억달러(115조원)에서 2029년 말에는 1650억달러(243조원) 수준까지 확장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엔젤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은 작년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작년 3분기 매출액은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43억원으로 51.5% 늘었다. 이 기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액은 7.9% 감소한 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0억원이다. 엔젤로보틱스 매출액은 10.2% 감소한 34억원, 영업손실은 48.3% 증가한 73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영업망과 마케팅을 강화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3분기 기준 로보티즈와 두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가 국내 매출 위주다. 로보티즈와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매출액의 67.5%, 60.5%가 수출로 발생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로봇 기업은 내수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는데, 로봇 시장의 규모와 자동화 수준을 고려했을 때 더 큰 시장인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