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아프리카 최대 가스 매장지 중 하나인 모잠비크에서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관련 프로젝트 수주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코랄 술(Coral Sul) FLNG 2호기의 생산설계를 진행 중이다. FLNG는 바다에 떠 있는 부유식(Floating)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로, 수주 금액은 25억달러(약 3조6000억원) 수준이다. 연내 수주가 확정되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97억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FLNG 7기 중 5기를 수주하며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해양 액화천연가스 액화·생산설비(FLNG) 코랄 술(Coral Sul). /삼성중공업 제공

모잠비크에선 2010년 북동부 카보델가도주 연해에서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된 후 3건의 LNG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컨설팅사 딜로이트가 올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모잠비크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향후 1000억달러(약 143조원)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먼저 완료돼 가동에 들어간 것은 삼성중공업이 2017년 프랑스 테크닙, 일본 JGC와 컨소시엄으로 수주한 코랄 사우스 프로젝트다. 제4광구에 연간 340만톤(t)의 LNG 생산능력을 갖춘 코랄 술(Coral Sul) FLNG 1호기를 띄웠다. 2021년 모잠비크 대통령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모잠비크 가스전의 첫 FLNG선인 코랄 술 FLNG 1호기 출항 명명식에 참석했고 이듬해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삼성중공업이 수주를 기대하는 코랄 술 FLNG 2호기는 1호기에 이은 후속 프로젝트(코랄 노스)다. 역시 제4광구의 심해 가스를 개발하는데 투입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코랄 술 FLNG 2호기의 기본설계는 1호기와 같아 현재 생산설계 단계를 진행 중”이라며 “연말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연내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제1광구 LNG 운반선 프로젝트다. 2020년 삼성중공업이 프랑스 토탈에너지로부터 제1광구 해저 채취 LNG를 운반할 LNG선을 8척, HD현대삼호가 6척을 수주했다. 그러나 2021년 이슬람 반군의 무장 공격으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프로젝트가 무기한 중단됐다. 최근 토탈에너지와 파트너사인 일본 미쓰이물산이 프로젝트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호리 겐이치 미쓰이물산 사장은 지난 5일 “토탈에너지, 모잠비크 정부와 LNG 프로젝트 건설 재개를 위해 막바지 조율 중”이라고 언급했다. 관건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자금 조달이다. 앞서 10월 패트릭 푸얀 토탈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프로젝트 재개 의지를 드러내며 금융사에서 조달할 140억달러 중 70~80%를 재확약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삼성중공업과 HD현대삼호가 LNG선 건조 최종 계약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에서는 4년 전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0년 수주 당시 두 회사 합계 계약액은 3조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신조선가(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선박 가격을 올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탈에너지가 모잠비크 정부와 프로젝트 재개 협상을 완료하면 삼성중공업이 토탈에너지와 LNG선 건조와 관련한 재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프리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의 LNG 프로젝트 재개 시점이 내년 중반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프리카인텔리전스는 지난 13일 “토탈에너지가 내년 5~6월에야 LNG 프로젝트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프리카인텔리전스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미 수출입은행에서 자금 조달 보증을 먼저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