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내년에 전 세계적인 천연가스 확대 기조에 힘입어 9년 만에 매출 10조원을 다시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에 10조414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18일 조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내년 삼성중공업의 매출액이 10조~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 매출액은 10조원을 살짝 밑돌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올해보다 늘어 8000억원 안팎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33억원,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약 4700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의 실적 개선 전망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천연가스 수요 증가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에너지 생산 확대 정책을 제시했고 여러 중동 국가도 올해 초 천연가스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물동량은 물론 가스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중공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억8000만톤(t)을 기록한 LNG 해상 물동량은 2025년 4억4100만t으로 16.1% 증가할 전망이다. 이 수치는 2030년에는 6억500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30년까지 선령 25년 이상인 노후 LNG선 규모가 108척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연간 70척의 LNG선 발주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기준 수주 잔고 322억달러(약 45조2800억원) 가운데 202억달러(63%)가 LNG선일 만큼 LNG선 비중이 크다. 올해도 기존에 수주한 LNG선의 옵션선 및 협의 중인 LNG선을 위주로 12억달러가 넘는 선박 수주를 목표하고 있다. 또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진행 중인 부유식(Floating)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사업의 연내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FLNG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건조 실적을 갖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부터 전 세계에서 발주된 7기의 FLNG 가운데 5기를 수주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삼성중공업은 미국 LNG 업체 델핀(Delfin), 캐나다 업체인 웨스턴LNG의 FLNG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델핀의 프로젝트는 기본설계(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 완료 단계, 웨스턴LNG의 프로젝트는 FEED가 진행 중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LNG 시장은 미국 외에도 신규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 분야로 전 세계적으로 생산·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2~3년은 LNG가 새롭게 생산돼 운송되는 양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업황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