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돌파하면서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항공사는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해 유가와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나빠진다.
7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약 7개월 만에 1400원을 넘었다. 환율이 오른 이유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영향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인상, 세금 감면 등 대규모 재정 지출이 수반되는 공약을 내세운 만큼 향후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 달러 가치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항공사는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항공기 리스비와 유류비, 정비비 등 고정비 대부분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라 환율과 유가가 함께 오르면 이중고를 겪게 된다.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빌린 부채가 더 불어나기도 한다.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외화부채가 28억달러(약 3조9230억원)에 달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7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 통화, 이자율 등 위험관리 계약을 통해 차입구조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003490)은 올해 3분기에 매출 4조2408억원, 영업이익 61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6%, 18.89% 증가한 규모다. 제주항공(089590)도 3분기에 매출 4602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강달러’가 이어지면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3분기말 기준 원·달러 환율이 직전 분기말보다 5%가량 하락하면서 이익이 개선된 점도 있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의 반등 추세를 고려하면 4분기 영업 외 손익은 보수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