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서산공장 전경/SK온 제공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초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온이 채무 상환 자금 등 약 5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7일 공시했다. 신주 발행 수는 보통주 901만5667주, 발행가액은 주당 5만5459원으로 각각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재무 구조 개선 등 경영상의 목적 달성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는 미래에셋증권이 3곳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인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PRS는 향후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수익으로 인식하는 방식으로 최근 유상증자에 나서는 여러 국내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 정산 시기에 기초 자산인 주식의 가격이 계약 시점보다 높으면 차액을 조달 기업이 가져가지만, 주가가 떨어질 경우 기업이 손실 분을 투자자에 보전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SK온이 PRS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온은 올 3분기에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지난 2021년 10월 출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신규 배터리 생산 라인의 증설이 대부분 마무리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SK온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