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수시 운수권(여객이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권리) 배정에 나서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중·단거리 황금노선을 차지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과 합병을 추진하면서 빼앗긴 유럽 노선 확장을 준비 중이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신규 운수권 배분을 예고하는 공문을 각 항공사에 발송했다. 정부는 남은 운수권이나 추가로 확보한 운수권이 있으면 수시로 배정한다. 이번에 나오는 운수권은 유럽, 동남아, 중국, 중앙아시아 등 77개 노선(화물 포함)이며 주당 381회, 총 1만4130석이다. 운수권 배분 회의는 당사자들의 일정에 맞춰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징검다리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뉴스1

이번에 신규 여객 운수권이 배분되는 유럽 노선은 체코, 그리스, 뉴질랜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이다. 대한항공은 이 가운데 우선 체코, 그리스 노선에 신규 취항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체코 프라하에 주 4회 항공편을 운항 중이지만, 지난 7월 양국 항공협정에 따라 운항 가능 횟수가 주 7일로 늘었다. 또 대한항공은 이미 인천~아테네 노선에 수차례 전세기를 띄워 여객 수요를 확인했다.

9개 항공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LCC업계에서는 관광·비즈니스 수요가 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마나도를 노리는 항공사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노선 중에서는 구이린(계림) 노선에 신청이 몰렸다. 현재 중국 노선은 동남아시아나 일본 노선과 비교해 여객 회복 속도가 더디지만, 항공사들은 관광 수요 회복에 대비하기 위해 계림 노선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은 관광보다 비즈니스 및 교민들이 많이 찾는 노선이다.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은 주 3회 일정으로 화물 운수권이 나왔다.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여객 수요가 많은 부산발(發) 노선 역시 알짜노선으로 분류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각 항공사 사정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운수권을 노릴 시기”라며 “대부분 항공사는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큰 노선은 미리 받아놓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