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소형모듈원자로)은 안정성과 실용성, 비용,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에너지의 궁극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SMR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베로니크 루예(Véronique Rouyer)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 국장은 22일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 SMR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루예 국장은 “인류는 지금 환경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움직임이 필요하고, 특히 SMR 산업의 발전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원자력 기술은 각 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해 왔으나, 지난 15~20년간 중심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이동해 왔다. 그러나 SMR 산업은 국가와 민간 두 축의 공동 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SMR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인 만큼, 새로운 규제들도 필요하다. 국제 원자력기구는 규제를 만들어 나가는 한편, SMR 산업의 주요 의사 결정자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원활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기조강연을 맡은 정범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SMR의 탄생 배경과 활용 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대형 원전 건설 능력과 공급망이 악화하며 경쟁력을 상실했다. 공장에서 모듈을 생산해 현장에서 설치만 하면 되는 SMR이 미국에서 태동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SMR은 대형 원전보다 가격이 비싸고, 다른 발전원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 그럼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의 에너지 안보 필요성이 커졌고, 비싼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모든 국가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뉴스케일파워의 SMR 3대를 수주할 때 발생하는 매출은 APR1400 대형 원전 한 기를 수주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SMR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진 산업인 만큼,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원자력 발전 기업이 밀집한 경남도, 창원시를 글로벌 SMR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경남도, 창원시를 SMR 제작지원센터 대상지로 선정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대한민국은 체코 원전 사업을 수주했고, 이전 정부가 중단했던 신한울 3·4호기도 건설을 재개하며 원자력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며 ”경남은 원전 관련 기업 300여개가 입주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중심지다. 앞으로 경남을 글로벌 SMR 제조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창원시는 50여년 전부터 정부의 계획에 의해 기계공업에 특화된 도시로 자리잡았다. 창성할 창(昌), 언덕 원(原)이라는 창원의 이름에 걸맞게 대한민국을 원자력 산업으로 번창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