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000670)·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이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선 가운데 우선 1조5000억원의 회사 내부 현금을 투입한다. 고려아연은 금융권 대출, 사모 회사채 발행 등으로 최소 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대응 여력을 확보한 상태다.

4일 고려아연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공개매수 설명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조6635억원의 자사주 매집을 위해 자기 자금 1조5000억원을, 차입금 1조1635억원을 투입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제공 연합뉴스

자사주 매입 발표에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일 1조원 규모 회사채 발행, 1조7000억원 한도 금융기관 차입 등 총 2조7000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 확대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이 금액이 자사주 취득 규모와 일치하면서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전량 차입금을 활용해 자사주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는 단기 차입 증가분의 일부만 투입한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투입하는 차입금은 은행권에서 긴급하게 설정한 1조7000억원 한도 대출 중 일부다.

고려아연은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한도 안에서 최장 인출일로부터 1년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았다. 조건은 각각 최소 고정금리 5.5%, 최초 변동금리 4.67%다. 매입 대상 주식 대상 1순위 질권이 설정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매입 이후에도 추가로 5000억원 정도를 더 활용할 수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사모 회사채 1조원을 발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운영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 자금 역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용도로 활용될 전망이다.

종합해 보면 고려아연은 이번 차입금(1조1634억원) 이외 최소 1조5000억원은 향후 경영권 방어에 쓸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백기사’로 나서 고려아연 지분 약 2.5%를 공개 매수하려는 베인캐피털의 투자 금액 4300억원도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연평균 에비타(EBITDA)는 약 1조2000억원으로, 풍부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금융자산만 매각해도 약 8060억원을 현금화할 수 있어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