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의 호주 조선·방산업체인 오스탈의 인수 협의를 중단하기로 했다. 합리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한화오션은 25일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 인수와 관련, 오스탈 경영진·이사회와 관련 협의를 중단하기로 했고, 이를 상대방에게 통지했다”고 공시했다.

오스탈의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 / 오스탈 제공

지난 4월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오스탈은 한화오션으로부터 10억2000만호주달러(약 9300억원)의 인수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당 2.825호주달러를 책정한 가격으로 지난 3월 29일 오스탈 종가에 28.4%의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당시 오스탈은 한화오션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규제 당국인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The Foreign Investment Review Board)의 승인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3월 오스탈은 두 회사가 합의로 정한 현장 실사를 예정일 하루 전날 취소하기도 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 “(한화오션의 오스탈 인수 시도는) 궁극적으로 오스탈의 문제이고, 오스탈은 민간기업”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한화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말스 부총리의 이런 발언은 한화오션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됐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 한화오션 제공

이후 오스탈이 한화오션의 현장 실사를 다시 허용하기로 하면서 인수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오스탈은 실사로 인한 휴업 수수료를 한화오션 측에 요구했고, 한화오션은 오스탈의 요구를 거절했다.

오스탈은 해군 함정과 고속 페리, 해상풍력발전, 석유·가스 플랫폼용 선박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11월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됐다.

오스탈은 미 해군에 군함을 설계·건조해 납품한다. 이 때문에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하려면 미국 규제 당국인 미 국방 방첩 및 안보국(DCSA·Defense Counterintelligence and Security Agency)과 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The 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 승인도 받아야 한다.

한화오션은 호주는 물론 미국에서 함정 사업을 펼쳐온 오스탈을 인수하면 방산 분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오스탈 인수를 추진해 왔다.

한화오션은 “오스탈 경영진, 이사회와 합리적 합의를 이뤄내지 못해 오스탈 인수 협의는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